뱃살이 먼저 나오고 혈압·혈당이 함께 오르는 사람, 체질과 관계가 있을까요?
한국 성인 3,529명을 14년 추적한 연구에서 태음인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소음인의 2배로 나타난 결과와 그 의미, 체질별로 위험이 오는 길이 어떻게 다른지를 평택 자우당부부한의원이 안내합니다.
— 차호열

뱃살이 먼저 나오고 건강검진에서 혈압과 혈당이 함께 오르기 시작했다면, 체질이 영향을 주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 성인 3,529명을 14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태음인은 소음인보다 대사증후군이 새로 생길 위험이 2배 높았고, 이 차이는 체형과 혈액 수치를 모두 맞춘 뒤에도 남았습니다. 다만 체질이 결과를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연구들이 그 위험의 대부분은 뱃살을 통해 작동한다고 말하고 있어서, 관리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이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사증후군이 무엇인가요?
다음 다섯 항목 중 셋 이상이 기준을 넘으면 대사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허리둘레 남성 90cm·여성 85cm 이상, 혈압 130/85 이상, 공복혈당 100 이상, 중성지방 150 이상, HDL 콜레스테롤 남성 40·여성 50 미만입니다. 각 항목에 해당하는 약을 복용 중이면 그 항목은 기준을 넘은 것으로 봅니다.
하나하나는 약을 먹을 정도가 아닌데 여러 개가 동시에 조금씩 나쁜 상태이고, 이 상태가 이어지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올라갑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 "대사증후군 주의"가 찍히는 것이 이것입니다.
한국 성인 3,529명을 14년간 지켜본 결과는?
질병관리본부가 지원하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안산·안성 코호트)에서 나온 연구입니다. 40~69세 일반인을 2001년부터 2년마다 추적했고, 그중 체질이 판정된 사람 가운데 시작 시점에 대사증후군이 없던 3,529명을 분석했습니다. 체질 분포는 태음인 45%, 소양인 42%, 소음인 13%였고, 태양인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세 체질만 비교했습니다.
14년 동안 1,591명이 새로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시작할 때 태음인은 평균 체질량지수가 25.6으로 소양인 23.0, 소음인 21.3보다 높았고, 허리둘레도 84cm로 소양인 78cm, 소음인 74cm보다 컸습니다. 공복혈당, 혈압, 중성지방도 태음인이 가장 높았고 HDL 콜레스테롤은 가장 낮았습니다.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교육, 소득, 흡연, 음주, 운동량에 총콜레스테롤, 공복혈당, HDL, 중성지방, 혈압까지 모두 보정한 뒤, 소음인 대비 태음인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2.03배, 소양인은 1.33배였습니다.
덩치가 커서 그런 것 아닌가요?
이 질문이 핵심입니다. 태음인은 평균 체격이 크니까 당연한 결과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위 연구는 체질량지수와 혈액 수치를 모두 보정한 뒤에도 2배가 남았다고 답합니다. 체형이 같고 검사 수치가 같은 두 사람을 놓아도 태음인 쪽이 더 많이 대사증후군으로 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를 따로 본 연구가 있습니다. 24개 한의원에서 모은 3,334명을 대상으로, 태음인 한 사람마다 나이와 체격이 비슷한 다른 체질 한 사람을 짝지어 비교했습니다. 짝을 짓기 전에는 대사증후군이 태음인 100명 중 51명, 소음인 100명 중 18명이었습니다. 나이와 체격을 맞춘 뒤에는 태음인 37명, 소음인 28명이었습니다. 33명 차이가 9명 차이로 줄어든 것입니다. 위험 배수로 보면 4.8배가 1.5배로 내려왔습니다.
줄어든 만큼은 체격 차이 때문이었고, 남은 차이는 체격이 같아도 체질이 만드는 몫입니다. 태음인의 위험 중 큰 덩어리는 체형을 통해 오고, 일부는 체질 자체에서 온다는 것이 정직한 결론입니다.
이 결과는 태음인에게 나쁜 소식이 아닙니다. 위험의 큰 덩어리가 뱃살을 통해 오는 것이라면, 뱃살을 관리하면 그만큼 위험이 내려간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체질은 바꿀 수 없지만 뱃살은 줄일 수 있습니다.
체질마다 위험이 오는 길이 달랐습니다
사상의학은 체질에 따라 잘 걸리는 병이 다르고 병이 진행되는 양상도 다르다고 봅니다. 14년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 관찰이 숫자로 확인되었다는 점입니다. 체질별로 대사증후군을 예측하는 요인이 달랐습니다.
태음인은 체질량지수와 음주가 예측 요인이었습니다. 소량 음주도 위험을 1.17배, 과음은 1.35배 높였습니다. 소양인도 체질량지수가 예측 요인이었고, 여기에 세 체질 중 유일하게 총콜레스테롤이 예측 요인으로 들어갔습니다. 중등도 음주는 1.43배였습니다.
소음인은 달랐습니다. 체질량지수가 대사증후군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살이 쪄서 오는 게 아니라 마른 상태에서 혈당과 혈압으로 왔습니다. 소음인 안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위험이 4.65배 높아, 세 체질 중 남녀 차이가 가장 컸습니다. 소음인 여성은 체중만 보고 안심하면 놓치기 쉽다는 뜻입니다.

연구가 말하지 않는 것
세 가지는 짚어야 합니다. 첫째, 태양인은 표본에 없어 이 결과가 태양인에게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둘째, 체질 판정은 한의사가 직접 진찰한 것이 아니라 얼굴 사진, 체형 8부위 측정, 음성, 설문을 통합한 컴퓨터 진단 모델로 했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체질 진단을 객관화하기 위해 개발한 도구로, 한의사 진단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진료실에서 보는 것과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셋째, 연구진도 명시했듯 나이·혈당·혈압 같은 기존 위험 요인에 체질 정보를 추가했을 때 예측 정확도는 조금만 올라갔습니다. 체질을 알면 예측이 나아지는 것은 맞지만, 체질이 나이나 혈당보다 중요한 요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진료실에서는 어떻게 보나요?
체질 판별은 한 가지 정보로 하지 않습니다. 체형과 얼굴, 성격과 평소 습관, 소화·수면·대변·땀 같은 몸의 신호, 그리고 병이 진행되어 온 양상까지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충분한 문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체질이 판별되면 체질에 맞는 한약을 처방하고, 맞는 음식과 피할 음식, 생활 방식을 함께 안내합니다. 약은 치료의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매일의 생활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가 그 위에 더해주는 것은 우선순위입니다. 태음인은 같은 습관이 뱃살과 대사증후군으로 더 쉽게 이어지니 더 일찍, 더 꾸준히 관리해야 하고, 소음인은 체중이 정상이라고 혈당과 혈압을 건너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 체질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체형과 얼굴을 중심으로 성격, 평소 습관, 소화·수면·대변·땀 같은 몸의 신호, 병이 진행되어 온 양상까지 종합해서 판단하고, 치료 반응을 보며 확인해 갑니다. 설문만으로 답하는 인터넷 테스트는 스스로에 대한 인식이 반영되어 실제 체질과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태음인이면 다 대사증후군이 되나요?
아닙니다. 연구 참여자의 45%가 태음인이었고, 14년 동안 그중 다수는 대사증후군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위험이 2배라는 것은 그쪽으로 더 쉽게 간다는 뜻이고, 그 위험의 상당 부분은 뱃살을 통해 작동하므로 관리로 낮출 수 있습니다.
Q. 소음인은 안심해도 되나요?
체중에 대해서는 그렇지만 혈당과 혈압은 아닙니다. 소음인은 체질량지수가 대사증후군을 예측하지 못했고, 마른 상태에서 혈당·혈압으로 왔습니다. 특히 여성에서 그 경향이 강했습니다. 체중만 보고 안심하실 일이 아닙니다.
Q. 체질이 바뀌기도 하나요?
타고난 체질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몸의 상태는 계속 변하므로, 같은 체질이라도 시기에 따라 필요한 치료와 관리가 달라집니다. 이전에 다른 체질로 들으셨다면 진료에서 다시 확인해 드립니다.
마무리
뱃살이 먼저 나오고 검진 수치가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거기에 체질이 한몫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14년 연구는 태음인의 위험이 소음인의 2배라고 말하지만, 같은 연구들이 그 위험의 큰 덩어리는 뱃살을 통해 온다고도 말합니다. 체질을 확인하는 것이 시작이고, 그 다음은 체질에 맞는 한약과 음식, 생활 방식을 함께 맞춰가는 일입니다. 어느 체질이든 마시는 단맛을 끊고 체중보다 허리둘레를 보는 것은 공통입니다.
같은 병에 왜 체질마다 다른 처방을 쓰는지는 같은 병인데도 체질 따라 치료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에서, 뱃살이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으로 이어지는 고리는 단 음식을 끊었는데 뱃살과 피로는 그대로, 효과가 없는 걸까요?에서 다루었습니다.
참고 자료
- Lee S, Lee SK, Kim JY, Cho N, Shin C. Sasang constitutional types for the risk prediction of metabolic syndrome: a 14-year longitudinal prospective cohort study. 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2017;17:438. https://doi.org/10.1186/s12906-017-1936-4
- Jang E, Baek Y, Park K, Lee S. The Sasang Constitution as an Independent Risk Factor for Metabolic Syndrome: Propensity Matching Analysis.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2013;2013:492941. https://doi.org/10.1155/2013/492941
- Song KH, Yu SG, Kim JY. Prevalence of Metabolic Syndrome according to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in Korean Subjects.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2012;2012:646794. https://doi.org/10.1155/2012/646794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대사 증후군 — 진단 기준 5항목과 내장지방 감소의 중요성
사상체질 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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