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으면 단 것이 당기는 이유, 계속 먹어도 괜찮을까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것이 당기는 데는 뇌과학적 이유가 있습니다. 단맛이 스트레스를 잠시 눌러주는 기전과 그 습관의 대가, 건강하게 줄이는 법까지 평택 자우당부부한의원이 안내합니다.
— 차호열

스트레스를 받은 날, 유난히 단 것이 당기는 것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닙니다. 단맛은 실제로 스트레스 호르몬 반응을 잠시 눌러주는 효과가 있어, 뇌가 "힘들 때는 단 것"이라고 학습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이 위로가 잠깐이라는 점입니다. 단 음식에 기대는 습관이 길어지면 수년 뒤 우울·불안 위험이 오히려 높아지는 경향이 연구에서 보고되어 있습니다. 순간의 진정 효과가 진짜이기 때문에, 그만큼 습관이 되기 전에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 단 것부터 찾게 될까요?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으로 이어지는 축(HPA축)을 통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그런데 단맛은 이 반응을 누그러뜨리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미국의 한 임상 연구에서는 성인 여성들에게 2주간 매일 설탕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스트레스 과제를 주었더니, 스트레스로 인한 코르티솔 상승이 둔해지는 결과가 관찰되었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인공감미료 음료를 마신 그룹에서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즉 단 것을 먹으면 마음이 좀 풀리는 느낌은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 생리 반응의 변화라는 것입니다.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스트레스를 받는다 → 단 것을 먹는다 → 마음이 풀린다"는 경험이 반복되면, 뇌는 이 연결을 기억합니다. 설탕 섭취와 감정의 관계를 다룬 300여 편의 연구를 종합한 국제 리뷰에 따르면, 단맛은 뇌의 보상회로(도파민 경로)를 활성화하는데, 이 회로는 스트레스·불안·우울을 처리하는 신경 회로와 상당 부분 겹쳐 있습니다. 그래서 단맛으로 스트레스를 달래는 경험이 쌓일수록 "힘들 때는 단 것"이라는 반응이 회로 수준에서 굳어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단 것을 줄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이미 그렇게 배워버린 구조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그 위로가 계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방향이 중요합니다. 영국에서 약 1만 명을 모집해 22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설탕 섭취가 많은 그룹에서 수년 뒤 우울·불안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고, "우울해서 많이 먹은 것"이라는 반대 방향 설명은 데이터로 뒷받침되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단 음식을 줄이면 마음이 편해질까요? 22년 연구가 말해주는 것에서 다뤘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단맛의 위로는 진짜지만 잠깐이고, 그 위로에 기대는 습관이 길어지면 마음은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진료실에서는 잦은 당 섭취를 몸의 염증을 키우는 땔감의 하나로 봅니다. 가라앉는 기분이나 피로를 상담하다 보면 단 음료와 간식으로 하루를 버티는 습관이 배경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문제는 대부분 이 습관이 내 컨디션이나 기분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치료와 함께 이 연관 가능성을 알려드리고, 당 섭취를 줄이도록 반드시 안내합니다. 이런 습관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어떤 치료를 받더라도 개선이 더디기 때문입니다.
단맛 의존을 줄이는 생활수칙
- 끊기보다 '음료부터' 줄여보세요. 액상 형태의 당은 흡수가 빠르고 포만감 없이 많이 마시게 되어, 첨가당 섭취의 가장 큰 통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스트레스 직후 10분을 버텨보세요. 단 것이 당기는 순간은 파도처럼 왔다가 지나갑니다. 그 시간에 물 한 잔, 짧은 산책, 심호흡처럼 다른 진정 행동을 넣어두면 "힘들 때는 단 것"이라는 회로에 다른 선택지가 생깁니다.
- 식사를 거르지 마세요. 공복이 길어진 상태에서 스트레스가 겹치면 단 것에 대한 충동이 훨씬 강해집니다. 규칙적인 식사가 가장 기본적인 방어입니다.
- 잠을 충분히 자세요. 수면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이 어려워지고 단 음식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자책은 습관을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또 먹었네"라는 자기 비난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다시 단 것을 찾게 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습니다. 구조를 바꾼다는 마음으로 접근하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단 것을 완전히 끊어야 하나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첨가당을 하루 섭취 열량의 10% 미만으로, 가능하면 5% 미만으로 줄일 것을 권고합니다. 과일처럼 자연식품에 든 당보다는 음료·과자·빵에 든 첨가당을 줄이는 것이 우선입니다.
Q.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제로 음료)로 바꾸면 되나요?
간단히 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연구에서 인공감미료가 쓰인 것은 비교를 위한 것이었지, 안전성이나 대안으로 권장된 것이 아닙니다. 단맛에 의존하는 습관 자체를 줄여가는 것이 더 근본적인 방향입니다.
Q. 스트레스 받을 때 단 게 당기는 건 이미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요?
아닙니다. 앞서 설명했듯 이는 누구에게나 있는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입니다. 다만 그 빈도가 잦아지고, 단 것 없이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느낌이 든다면 습관이 굳어지기 전에 점검해 볼 시점입니다.
Q. 이미 우울감이 있는데 단 것부터 끊으면 나아질까요?
설탕을 줄이는 것만으로 우울감이 해결된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소개한 연구들도 위험의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지 인과를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기분 저하가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식습관 조정과 별개로 진료를 통해 상태를 함께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Q. 한의원에서는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스트레스 반응이 과도하게 이어지는 상태, 그리고 그와 얽힌 식욕·수면·기력 문제를 함께 살펴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접근이 다르므로 진료를 통해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단 것이 당기는 마음을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몸이 스트레스에 대처해 온 나름의 방식이었습니다. 다만 그 방식의 대가가 시간을 두고 돌아온다는 것을 연구들이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로의 방식을 하나씩 바꿔가는 것, 그리고 필요하다면 스트레스에 지친 몸 자체를 돌보는 것이 단맛보다 오래가는 위로가 될 것입니다.
참고 자료
- Tryon MS 외. Excessive Sugar Consumption May Be a Difficult Habit to Break: A View From the Brain and Body. 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2015).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4454811
- Jacques A 외. The impact of sugar consumption on stress driven, emotional and addictive behaviors. Neuroscience & Biobehavioral Reviews (2019). https://doi.org/10.1016/j.neubiorev.2019.05.021
- Knüppel A 외. Sugar intake from sweet food and beverages, common mental disorder and depression: prospective findings from the Whitehall II study. Scientific Reports (2017).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17-05649-7
- 세계보건기구(WHO). Guideline: Sugars intake for adults and childre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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