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났더니 손목이 처지고 손가락이 안 펴진다면, 뇌졸중일까요 신경이 눌린 걸까요?
자고 일어나 손목이 처지고 손가락이 안 펴지는 요골신경마비의 원인, 39명 연구가 보여준 회복 기간, 손목 보호대가 중요한 이유와 침·전침 치료, 뇌졸중과 구별하는 기준을 평택 자우당부부한의원이 안내합니다.
— 차호열

자고 일어났더니 손목이 아래로 처지고 손가락이 안 펴진다면, 대부분은 팔 뒤쪽을 지나는 요골신경이 자는 동안 눌린 것입니다. 뇌졸중이 아니라 말초신경의 일시적 마비이고, 국내 39명 연구에서 추적한 환자 전원이 평균 47일에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회복될 때까지 손목이 처진 자세로 굳지 않게 지키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왜 자다가 손목이 마비될까요?
손목과 손가락을 펴는 근육은 모두 요골신경이 움직입니다. 이 신경은 겨드랑이에서 나와 위팔뼈 뒤쪽을 나선처럼 감아 돌며 내려오는데, 위팔 중간쯤에서 뼈에 바짝 붙어 지나갑니다. 이 자리가 바깥에서 눌리면 신경이 뼈와 압력 사이에 끼입니다.
팔을 베고 자거나, 의자 팔걸이나 탁자 모서리에 위팔을 걸친 채 잠들거나, 옆 사람이 팔을 베고 자는 것이 흔한 계기입니다. 깨어 있을 때는 팔이 저리면 저절로 자세를 바꾸는데, 깊이 잠들면 그 신호가 통하지 않습니다. 술을 마신 뒤 잠들었을 때 특히 흔해서 "토요일 밤 마비"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이 마비로 온 환자 39명을 분석한 2015년 연구가 있습니다. 37명(95%)이 잠에서 깨면서 손목 처짐을 알아차렸고, 25명(64%)은 자기 전에 술을 마셨습니다. 눌린 시간은 평균 4시간 정도였습니다.
요골신경마비는 어떤 모습일까요?
세 가지가 특징입니다.
- 손목이 처집니다. 팔을 앞으로 내밀면 손목이 아래로 떨어지고, 스스로 들어 올리지 못합니다.
- 손가락과 엄지가 안 펴집니다. 주먹은 쥘 수 있는데 펴지는 것이 안 됩니다. 손가락 끝마디는 다른 신경이 움직이므로 조금 펴지기도 합니다.
- 손등 엄지 쪽이 둔합니다. 엄지와 검지 사이 손등의 감각이 무디거나 저립니다.
쥐는 힘이 약해진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것은 손목이 처져 있어서 쥐는 근육이 힘을 쓰기 어려운 자세가 됐기 때문입니다. 손목을 받쳐 주면 쥐는 힘은 돌아옵니다. 펴는 근육만 마비되고 쥐는 근육은 멀쩡하다는 것이 이 마비의 핵심입니다.
뇌졸중과 어떻게 구별할까요?
"자고 일어나니 팔에 힘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뇌졸중을 떠올립니다. 구별의 기준은 증상이 어디까지인가입니다.
요골신경은 손목과 손가락을 펴는 일, 그리고 손등 일부의 감각만 맡습니다. 그래서 요골신경마비는 그 범위 안에서만 증상이 나옵니다. 어깨를 들어 올리거나 팔꿈치를 굽히는 것은 되고, 주먹도 쥐어집니다. 얼굴과 다리, 말은 평소와 같습니다.
뇌졸중은 다릅니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알리는 신호는 이렇습니다.
- 웃을 때 얼굴 한쪽이 처진다
- 양팔을 앞으로 뻗으면 한쪽 팔이 떨어진다
-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뜻이 전달되지 않는다
- 시선이 한쪽으로 쏠린다
손목만 처지고 나머지가 멀쩡하면 요골신경마비입니다. 이 신호 가운데 하나라도 함께 있으면 요골신경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으므로 병원에서 확인하셔야 합니다.
얼마나 걸려 회복될까요?
대부분 저절로 회복됩니다. 신경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눌려서 신호가 잠시 막힌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본 39명 연구에서 전화로 추적한 33명은 모두 후유증 없이 회복했고, 걸린 기간은 평균 47일이었습니다. 개인차가 커서 수개월이 걸린 경우도 있었고, 신경이 눌린 정도가 심할수록 오래 걸렸습니다. 국내 정형외과 종설도 자다가 생긴 요골신경마비는 대부분 부분 마비이고 저절로 회복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3~5개월이 지나도 회복 기미가 없으면 신경이 끊어진 것은 아닌지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회복을 기다리는 동안 무엇이 중요할까요?
신경이 돌아오는 속도를 당길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돌아왔을 때 쓸 수 있는 손을 지켜 두는 것입니다.
손목이 처진 채로 몇 주가 지나면 손목을 굽히는 쪽 근육과 인대가 짧아진 자세로 굳습니다. 신경이 돌아와도 손목이 안 올라가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손목을 편 자세로 받쳐 주는 손목 보호대를 회복될 때까지 착용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입니다. 국내 종설도 손목 신전 보조기와 손가락 펴기 운동을 요골신경 손상의 보존 치료로 적고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손목 처짐으로 오시는 분은 먼저 증상 범위를 확인합니다. 어깨와 팔꿈치는 움직이는지, 주먹은 쥐어지는지, 손등 어디가 둔한지를 봅니다. 요골신경이 맡은 범위 안에 증상이 있으면 바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치료는 위팔과 아래팔 전체에 침과 전침을 씁니다. 눌린 자리만이 아니라 신경이 지나는 길 전체를 치료하고, 전침으로 마비된 근육을 규칙적으로 수축시켜 근육이 굳거나 마르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입니다. 손목 보호대는 처음부터 착용하시게 합니다. 손목이 처진 채로 두면 굳기 때문입니다.
요골신경마비의 한의 치료는 국내 증례 보고 15편(36명)이 모아져 있고, 그 가운데 86%가 수면 중 압박이 원인이었습니다. 침·전침·한약·물리치료를 함께 썼고 치료 기간은 1일에서 91일까지였습니다. 대조군을 둔 임상시험은 아직 없어서, 침 치료가 자연 회복보다 얼마나 빠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회복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동안 근육이 굳는 것을 막고 통증과 저림을 조절하는 역할은 분명합니다.
생활에서 살펴볼 것들
- 손목 보호대는 회복될 때까지 밤낮으로 착용하세요. 손목이 처진 자세로 굳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하루 몇 차례 반대쪽 손으로 손목과 손가락을 천천히 펴 주세요. 관절이 굳지 않게 하는 운동입니다.
- 감각이 둔한 손등은 뜨거운 것에 데기 쉽습니다. 설거지나 조리 때 주의하세요.
- 술 마신 뒤 팔을 베고 자는 것, 의자 팔걸이에 위팔을 걸친 채 잠드는 것을 피하세요. 재발의 가장 흔한 계기입니다.
- 3~5개월이 지나도 회복 기미가 없으면 신경 검사를 받으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손가락은 주먹을 쥘 수 있는데 안 펴져요. 이것도 요골신경마비인가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요골신경은 펴는 근육만 담당하므로 쥐는 것은 되고 펴는 것이 안 됩니다. 쥐는 것까지 안 되면 다른 신경 문제를 봐야 합니다.
Q. 팔을 베고 잔 기억이 없는데요?
깊이 잠들면 자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든 자리가 탁자나 의자였는지, 술을 마셨는지, 유난히 피곤했는지를 떠올려 보세요. 그래도 짚이는 것이 없고 서서히 생겼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Q. 양팔을 앞으로 뻗으면 한쪽이 떨어지는데, 뇌졸중 신호 아닌가요?
요골신경마비에서도 손목이 처지므로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구별은 어깨입니다. 어깨를 들어 팔을 앞으로 뻗는 것 자체가 되는지, 팔꿈치는 굽혀지는지 보세요. 그것이 되고 손목만 처지면 요골신경입니다.
Q. 회복되면 완전히 돌아오나요?
수면 중 압박으로 생긴 경우는 대부분 후유증 없이 돌아옵니다. 39명 연구에서 추적한 환자 전원이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다만 그 기간 동안 손목이 처진 채로 굳으면 신경이 돌아와도 손목이 뻣뻣할 수 있어, 보호대가 중요합니다.
Q. 병원 치료를 받는 중인데 한의원 치료를 함께 받아도 되나요?
병행하실 수 있습니다. 신경 검사 결과와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진료 시 알려주세요.
마무리하며
자고 일어나 손목이 처졌다면 대부분은 신경이 눌린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돌아옵니다. 할 일은 돌아올 때까지 손목이 굳지 않게 지키는 것입니다.
참고 자료
- Kim KH, Park KD, Chung PW, et al. The usefulness of proximal radial motor conduction in acute compressive radial neuropathy. Journal of Clinical Neurology. 2015;11(2):178-182.
- 장효석, 이영호. 요골신경병증. 대한의사협회지. 2017;60(12):958-962.
- 현재철, 정수현. 요골신경마비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연구 고찰.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 2019;14(2):43-54.
- 대한뇌졸중학회. 뇌졸중 의심 증상 "이웃·손·발·시선".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웹진.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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